이사야 43:19,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ㅁㄹㅋ는 왕국입니다. 현재의 왕조는 1631년에 시작되어, ㅁㄹㅋ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존속해 온 왕조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암살 시도를 견뎌내며 강압적 통치를 이어갔던 전임 국왕과 달리, 그의 아들인 모ㅎㅁ드 6세 국왕은 통합과 포용, 용서와 자비, 그리고 현대화와 ‘절제된(Moderate) 이슬람’을 국가 운영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오랜 역사 속에서 충분히 포용되지 못했던 북부의 리프 부족과 남부의 ㅅ하라위 부족까지 아우르며, 그들의 신뢰를 점진적으로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현 국왕은 2004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가정법을 개정함으로써 이슬람 율법상 허용되던 일부다처제를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였으며, 종교적으로 7~8세부터 허용되던 여성의 결혼 가능 연령을 18세로 상향 조정하여 여성의 권익과 보호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2016년 발표된 「ㅁㄹ케쉬 선언」을 통해 자국 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종교적 모임을 공식적으로 합법화하고, 공권력의 보호 아래 두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그래서 ㅁㄹㅋ는 다양한 종교의 외국인이 비교적 자유롭고, 또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반면, 현지인이 경험하는 종교의 자유의 모습은 다릅니다. ㅁㄹㅋ의 복음화는 아직 0.1%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기독교 핍박지수(OpenDoor Ministry)는 2009년도(34/100)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25년도 초에는 74점을 기록하며 세계 21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에도 집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간 한 형제가 여러 주민들에게 붙잡혀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외국인이 자국민에게 전도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현지인들과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일은 즉시 추방 대상이 됩니다. 매해 선교사들이 추방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예배와 선교는 아직까지 “지하교회”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이 나라의 기독교 박해 지수는 역설적으로 복음이 이 땅에서 얼마나 거침없이 전진하고 있는지를 증언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불이 없다면 어찌 연기가 나겠습니까. 할렐루야! 2025년 말 기준으로, ㅁㄹㅋ의 주요 대도시마다 적어도 한 곳 이상의 지하교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ㅁㄹㅋ 출신 신자들은 Facebook, Instagram, TikTok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활발한 미디어 사역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자신의 얼굴과 신분을 공개한 채 담대하게 복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슬람 신학교 내에서도 성경과 코란을 비교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학생들에게 성경을 구해 오라는 요구가 이어지며, 헌 책방에서 성경을 찾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 응답하듯, 한 담대한 사역자는 캐리어 가득 성경을 채운 채 오늘도 ㅁㄹㅋ 전역을 누비며 헌 책방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ㅁㄹㅋ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복음 전파의 지속성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는 말처럼, 이 나라는 선교적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편안한 거주를 허용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기에, 선교사는 자칫하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머무는 데에 그칠 위험에 놓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이 땅은 이미 복음을 갈망하고 질문하는 젊은 세대들로 인해 밭이 희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 지혜롭게, 더 담대하게, 그리고 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복음 전파의 사명은 멈춤 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아울러 교회 또한 이에 대한 준비를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이곳의 사역은 언제든 사역자의 추방으로 급작스럽게 중단될 수 있기에, 다음 사역자를 늘 준비하는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18세기, 그린란드에 파송된 선교사와의 연락이 끊기자 순교를 각오하고 즉시 두 명의 선교사를 추가로 파송했던 모라비안 공동체처럼, 한 선교사의 죽음이나 추방으로 사역이 끊어지지 않도록 교회는 지속적으로 차기 선교사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현지 교회를 훈련하고 양육하는 사역입니다. 이는 성경 지식이나 조직신학 중심의 교육을 넘어,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에 초점을 두는 일입니다. 가르치는 것보다 삶으로 본을 보이는 일, 드러나는 영역에서 높이 세우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사역은 빠르게 반응하고 전진하는 전도의 영역과 달리, 훨씬 더디게 성숙해집니다. 비난과 오해를 통과하며 형성되는 문화적·관계적 신뢰가 필수적이기에,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에 상응하는 시간을 견뎌내는 인내가 요구됩니다. 그동안 성경 지식과 신학 교육에 집중해 온 사역의 결과, ㅁㄹㅋ에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는’ 성도들이 끊임없이 논쟁하고 분열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르치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를 내려놓고, 성도의 삶을 통해 도전하는 일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며, 무엇보다 선교사 자신이 충분한 성화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사역입니다. 그렇기에 주님께서는 오늘도 선교사들을 더 깊은 거룩의 자리, 곧 지성소를 향해 한 걸음씩 이끌고 계시며, 이는 분명한 축복입니다.

현재 ㅁㄹㅋ는 2년마다 개최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들떠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어제, 우리 대표팀이 극적인 승리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오늘의 공기는 한층 더 밝고 가벼워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날씨마저 은혜롭습니다. 5년 이상 지속된 극심한 가뭄 속에서 절수와 단수를 반복적으로 감내해야 했던 시간을 지나, 무려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우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메말라 가던 댐들에는 다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불과 보름 만에 13억 4천만 입방미터에 달하는 수량이 유입되어, 오히려 바다로 방류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중부 지역의 ㅅㅍ라는 도시는 오랜 기간 누적된 정부 관료들의 부패로 인해 수자원 방류 시스템이 제대로 보수되지 못한 결과, 결국 도시 전체가 침수되는 비극을 겪었고, 그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작정하여 부으실 때, 우리는 그 은혜를 담아낼 그릇조차 부족함을 절감하게 됩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비는 내립니다. 그때를 대비해 우리가 함께 준비하고 협력한다면, 큰 비를 담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넘치는 물을 지혜롭게 흘려보낼 수 있는 댐 또한 세울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